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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대활동/성소수자

2022 서울 퀴어축제 참여 및 연대 보고

반제국주의 학습모임 반격은 16일, 서울퀴어문화축제와 퍼레이드에 참여했습니다. 반격 대오로 참여한 분들에게는 스스로 편안한 모습으로 있을 수 있는 공간이 새로운 경험으로 다가왔고, 자원활동가로 참여한 분들에게는 이러한 공간을 준비하는 작업의 막중함을 절감하는 자리였던 것 같습니다. 선선하다 무덥고, 무덥다가도 비가 쏟아지는 궂은 날씨였습니다. 그럼에도, 서울광장을 가득 채울 정도로 많은 분들이 오셔서 자리를 지켜주셨고, 폭우 속에도 길고 강건한 대열이 흩어지지 않고 서울 한복판을 행진했습니다. 그만큼 우리 성소수자에게 스스로를 드러내고 함께 어우러지는 기회가 중요하고, 이는 그만큼 우리 성소수자가 평소에 기본적인 권리와 요구를 부정당하고 멸시에 시달리고 있다는 방증일 것입니다. 또, 많은 사회단체들의 휘날리는 깃발, 지나가던 시민들의 지지와 환호는 이러한 우리의 요구가 정당하다는 것을 다시금 입증하였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요구를 가로막고 있는 것은 악의 없는 오해나 일부 개인의 악의가 아닙니다. 성소수자의 존재와 자긍심을 처절하게 외치는 우리의 터는 성소수자의 기초적인 요구에도 모욕과 방해, 무허가 촬영 등의 테러를 가하는 이들에게 종일 에워싸여 있었습니다. 이들은 성소수자 해방을 얘기했더니 대뜸 "신성한 가정과 이성애가 위험에 빠졌다"며 소란을 피우고는, 우리 보고 조용히 하라고 합니다. 서울시는 일방적으로 서울퀴어문화축제의 일자를 제한하고, 타 행사 물품을 서울광장에 둔 채 치울 수 없다고 고집을 부렸습니다. 경찰은 전체적으로 협조적이었으나, 이미 합의된 교통 통제에 태만하여 행진을 지연시켰으면서도 대오를 계속 재촉하였습니다. 성소수자의 자유와 권리 요구에는 미적지근하지만, "안 볼 자유", "혐오할 자유" 등에는 순순히 자리를 만들어주는 상황이 우리를 에워싸고 있고, 그 일사불란 움직임에서 우리는 제도화된 폭거를 읽어낼 수 있습니다.
우리는 “자유민주주의”가 이러한 폭거를 가리는 가면임을 압니다. 위와 같은 직간접적인 방해와 선을 긋기야 하겠지만, 이러한 방해를 조직하고 선거철마다 “동성애 반대”를 서로 검증해주는 것이 “자유민주주의”라는 가면 뒤에 숨은 본령임을 우리는 압니다. 그 뒤에 있는 것은 자신들의 지배를 강고히 하고자 피지배자인 우리들을 분열시키고, 궁극적으로는 계속되는 지배 속에서 우리를 착취하려는 부르주아 국가가 있을 뿐입니다. 국민이 거대여당으로 만들어준 더불어민주당 정권이 낙태죄 헌법 불합치 판결 이후 입법 시효가 한참을 지나도록 수수방관한 것도, 50년만에 성적 자기결정권이 뒤집힐 때까지 미국 민주당이 “진보” 행세를 하면서도 성평등을 위한 실질적인 조치는 취하지 않은 것도 이 점에서는 마찬가지입니다. 이런 현실에서 “어느 곳에서의 차별을 반대하고, 모든 사람이 존중받는 사회를 향한 미국의 헌신을 증명하기 위해” 참여했으며, “우리는 계속 인권을 위해 싸울 것”이라는 골드버그 미 대사의 말은 아무 설득력도 없습니다.

 

반제국주의 학습모임 반격은 언제나 성소수자 해방을 물릴 수 없는 시급한 과제로 삼고, 실천에 연대하며 그 방안을 강구하겠습니다. “살자! 함께하자! 나아가자!”라는 구호를 받들어, 성소수자도 편안히 일상과 노후를 영위할 수 있는 사회를 고민하겠습니다. 성소수자에 대한 혐오는 물론, 성소수자 해방을 말과 글로만 쓰는 세력들의 위선과도 싸우겠습니다. 성소수자들이 해방을 위해 파쇼들에 맞서 권력을 쥐고 투쟁할 수 있도록, 반제국주의 학습모임 반격은 각고의 노력을 다하겠습니다.